(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재매각에 성공하면서 만기가 남아있는 전환사채(CB) 5천억원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에서 빌린 1조6천억원을 일시 조기상환한다.

앞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게 될 웅진씽크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려는 차원으로, 내년 초 웅진씽크빅의 재무 건전성은 웅진코웨이 인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이르면 올 연말께 넷마블로부터 1조8천300억원가량의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을 받으면 1조5천억원 규모의 채무와 이자 비용 약 500억원을 즉시 상환할 예정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재인수하기 위해 약 1조6천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한국증권은 웅진씽크빅을 차주로 하는 5년 만기 담보대출을 통해 1조1천억원의 인수금융을 주선한 데 이어 웅진씽크빅이 발행한 CB 5천억원을 총액 인수했다.

이 중 웅진씽크빅이 지금까지 한국증권에 갚은 것은 지난 8월 만기도래한 약 900억원이 전부다.

웅진씽크빅은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웅진코웨이 매각이 완료되는 즉시 원금과 이자 비용 등 1조5천500억원을 한꺼번에 갚겠다는 계획이다.

일시 상환 계획에는 5천억원의 CB에 대한 조기 상환도 포함된다.

CB의 만기일이 2028년으로 당장 상환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내년부터 이자율이 두 배 높아져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CB의 이자율은 발행 직후 1년간은 연 1%, 2년 차부터는 연 2%다. 이자비용이 올해는 약 50억원이지만 내년부터는 100억원으로 늘어난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의 경우 웅진코웨이 주식 가치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는 데다, CB 이자에 금융비용까지 더하면 연간 600억~800억원을 이자로 지출해야 한다"면서 "매각대금이 빚을 모두 갚을 수준이 되는 만큼 웅진씽크빅 입장에서는 빨리 갚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증권이 웅진 측에 웅진코웨이 매각에 성공할 경우 CB의 조기 상환 필요성에 대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B는 당초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재판매(셀 다운)에 실패하면서 한국증권의 익스포저로 남아있었다.

실제로 한국증권의 상반기 순자본비율(NCR)은 147.38%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권고 조치 기준인 150%를 밑돌았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과도한 자금을 제공한 점도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주면서 자본 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웅진그룹은 이르면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씽크빅의 재무 건전성도 내년 1분기께 회복될 전망이다.

웅진씽크빅의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80.0%로 1년 전 대비 175%포인트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이 장기차입금을 조기 상환할 경우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웅진코웨이 인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넷마블이 실사를 진행하면서 입찰가를 조정할 수도 있겠지만 금액 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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