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웅진그룹이 도서 물류자회사인 웅진북센의 매각을 철회했다.

웅진코웨이 매각에 성공하면서 재무개선을 위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현재 진행중인 웅진북센 매각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최근까지 태은물류-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매각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매각주관사인 DB금융투자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협상이 종료됐음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딜이 종료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웅진그룹은 웅진북센 지분 72%를 매각하면서 1천억원 정도를 받길 원했지만, 투자자들은 매각가격으로 700억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재인수로 확대된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웅진북센 매각을 추진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들이면서 외부 차입 등을 통해 1조9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예상치 못한 재무 이슈가 발생하자 웅진코웨이 재매각과 동시에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매각도 추진했다.

웅진북센은 국내 도서 물류업계 1위 업체로 경기도 파주 출판산업단지에 7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웅진그룹은 지난 7월 예비입찰에 뛰어든 위메프, 호반건설, 한익스프레스, 태은물류 등 5개 후보를 모두 숏리스트로 선정했지만 8월 본입찰에는 태은물류 컨소시엄만 참여했다.

그러나 웅진그룹은 1천억원대의 매각가격을 고수하면서 두 달이 넘도록 태은물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은 채 협상 시간을 끌어왔다.

업계에서는 웅진북센 매각 과정이 웅진코웨이 매각과 밀접하게 연동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당초 웅진코웨이 인수로 발생한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웅진북센 매각을 추진했는데 웅진코웨이 매각에 성공하면서 당장 팔아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코웨이 본입찰에 뛰어든 이후 웅진그룹의 웅진북센 매각 의지가 크게 줄어들었고, 실제로 이에 대비해 태은물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웅진그룹이 사업 구조를 렌털 중심에서 교육·출판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도 웅진북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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