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대외여건 악화로 우리나라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두 달째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고용시장에 청신호를 밝혔다.

정부의 정책 효과로 상용직이 증가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고용 개선이 제조업과 30·40대가 아닌 서비스업와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질적 개선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4만8천명 증가했다.

지난 8월 45만2천명이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 이상의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정부는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 각종 고용지표의 추이를 보면 고용 개선세를 확실히 엿볼 수 있다.

우선 9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7년 5월 이후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를 기록하며 1996년 9월(61.8%) 이후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5~64세 고용률(67.1%)도 1989년 통계 발표 후 최고치다.

실업률은 3.1%로 지난 201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청년 실업률은 7.3%로 2012년 9월 이후 최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용직의 증가, 고용보험 피보험자의 증가, 청년고용의 개선 등 고용의 질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안정적인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상용직 취업자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54만1천명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 취업자 수 비중은 69.8%로 9월 기준 역대 최고다.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11만3천명과 1만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50만9천명 늘어나는 등 7개월 연속 5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청년 고용률은 인구 감소에도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9월 청년 고용률은 43.7%로 2005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되며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연령별·산업별 취업자를 고려했을 때 고용의 질적 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60세 이상 취업자가 38만명 늘면서 전체적인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끌어올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각각 1만3천명, 17만9천명 줄어든 점은 이런 주장의 설득력을 높인다.

다른 연령대의 고용률은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올랐지만, 40대 고용률은 78.3%로 0.9%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금융업 등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 분야에서 고용이 부진하다는 점도 여전히 문제로 꼽힌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만1천명이 줄어 18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금용·보험업 취업자 수도 4만3천명 감소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대조적으로 정부의 일자리 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7만명 늘면서 취업자 증가에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의 관계자는 "고용의 질적 개선을 따지려면 어떤 분야의 일자리가 늘었는지를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60대 이상과 저임금 업종의 일자리가 증가한 점을 볼 때 질적 개선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번 고용동향에는 긍정적 모습과 부정적 모습이 혼재돼 있다"며 "상용직 증가가 지속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된 흐름을 보이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를 바탕으로 고용 창출력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신규 일자리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해 민간 부문에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산업,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해 경제의 고용창출력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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