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양적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늘어난 자본을 활용할 투자처를 쉽게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형화보다는 특화된 발전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실적 악화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분기에도 전기 대비 ROE가 대부분 하락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둔화됐다.

2분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이익률(ROE)는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두 자릿대의 ROE를 보인 곳은 18.5%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가 유일했다.

지난 1분기에는 한국투자증권(21.7%), NH투자증권(11.7%) 두 곳이었던 것 대비 그 수가 줄었다.

NH투자증권 ROE는 9.5%로 한자리 대로 감소했으며 삼성증권도 전분기 9.5%에서 8.6%로 ROE가 악화됐다.

이 외에 KB증권이 7.9%, 신한금융투자가 6.9%의 ROE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ROE 악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약 6천456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2.3%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27조3억여원으로 지난해 대비 4% 가까이 증가했다"며 "다만, 경기 침체 우려에 이렇다 할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올해 들어 수익성 지표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에는 증시 일평균거래대금 감소와 ELS 조기상환 및 발행감소 영향에 운용수익이 감소해 ROE 지표가 더욱 안 좋아질 수 있다"며 "IB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딜이 나오고 있지만 늘어난 자본을 활용할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이 늘어난 자본으로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자본 건전성 등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형증권사들이 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중이 전체 우발채무의 80%를 육박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업자가 가진 부동산 우발채무는 27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IB와 부동산 PF 이외에 위험을 분산할 특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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