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취임 2년 차를 맞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사에서도 변화를 택했다.

먼저 그룹의 중추인 LG전자에서 조성진 부회장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용퇴해 세대교체 신호를 명확히 했다.

지난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급 경영진 11명을 교체한 데 이어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5명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해 1950년대생 최고경영진 상당수를 '젊은피'로 교체했다.

LG그룹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후임으로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을 임명했다.

조 부회장은 만 63세로 용산공고를 졸업한 후 1976년 LG전자에 입사해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세탁기 장인'으로 통하는 그는 올해 3분기 LG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에서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등 LG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의 글로벌 최강자로 군림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는 구 회장의 만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회장의 후임인 권봉석 사장은 만 56세로 조 부회장과는 7년이라는 나이 차가 있다.

그는 2014년 HE사업본부장에 임명돼 올레드(OLED) TV 대세화를 이끌어 왔고, 지난해부터는 MC사업본부장을 맡아 위기에 빠진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을 재건하는 데 힘쓰고 있다.

LG전자에서는 아울러 2008년부터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정도현 사장과 2011년부터 국내 영업을 총괄해온 최상규 사장도 물러났다.

정 사장은 62세, 최 사장은 63세로, 경쟁사의 CFO와 한국영업본부장이 수차례 바뀔 때도 자리를 지킬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세대교체 차원에서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업본부장급 선임도 단행해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 TV사업운영센터장을 HE사업본부장에,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을 HE사업본부 TV사업운영센터장에,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을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에 앉혔다.

이들은 모두 1960년대생으로 전임보다 연배가 확 낮아졌다.

LG유플러스에서는 황현식 PS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현식 신임 사장은 57세로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과 영업전략실장, ㈜LG 경영관리팀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LG유플러스 퍼스널 솔루션부문장을 맡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고 5세대 이동통신(5G), 유무선 서비스 결합 상황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하여 제공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앞선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에서는 한상범 부회장이 용퇴하고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후임에 임명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로의 사업 전환을 가속하는 동시에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차원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인 정 사장은 58세로 권봉석 사장, 황현식 사장과 함께 LG그룹의 50대 사장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4명의 부회장은 유임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일부 계열사에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지만,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60대 부회장의 관록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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