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11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2017년 이후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후 대내외 여건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2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 저성장·저물가 지속…금리 인하 효과 지켜보기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했다. 통화정책방향에서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일형, 임지원 위원은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금통위원 간 견해차가 컸음을 확인했다.

올해 한국경제가 1%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다시 내놓는다.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 장기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했다. 올해 들어 수출은 전년 대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는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물가도 낮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기도 했지만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보합으로 올라왔다. 정부와 한은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0%대 낮은 물가가 지속하면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와 괴리는 더 커졌다.

◇ 연준 중간사이클 조정 마무리…글로벌 중앙은행 통화 완화는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 인하하면서 올해 중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경기 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향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하겠다는 점을 알렸다.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하면서 한국의 추가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 차가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인은 아니지만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0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의 부작용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이 계속 경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주중앙은행은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RBA 기준금리는 0.75%까지 낮아졌다. RBA는 추가 통화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0%대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포워드가이던스에서는 상황에 따라 정책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했다. 다만 이달에는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했다.

◇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는…금통위 구도도 관심

한은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그 시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거시경제와 물가, 금융안정을 고려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위원과 더불어 임지원 위원이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임 위원이 새로운 매파로 등장하면서 내년 금통위 구도에도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내년 4월 네 명의 금통위원이 동시 교체되면서 임 위원의 금통위 장악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또, 이달 금통위에서 발표될 내년 경제 전망을 통해 한은의 스탠스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대외 여건 개선을 이유로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 세계경제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반도체 경기도 회복하면서 수출, 설비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효 하한에 대한 고민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실효 하한에 대해 "기축통화국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라며 "수준에 대한 인식은 금통위원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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