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미국과 이란의 '치명적인 갈등'이 핵심적인 위험이 되겠지만 이란의 보복 규모는 현재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전면전은 피할 것이라고 정치 전문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이 진단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유라시아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경계해야 할 핵심 위험 요소들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라시아에 따르면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실패하면 지역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란과의 충돌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는 경우도 포함된다.

유라시아는 그런 만큼 이란 문제가 분명히 지정학적 위험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이란 모두 전면전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라크 내에서 미군과 이란군 간 유혈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은 걸프만의 유조선 항로를 파괴하고 미국의 사이버 공간을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이란이 중동 내 다른 나라와 연합해 미국인과 미국 동맹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유라시아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언론 추측은 이란의 실제 위험을 호도하는 '레드헤링(red herring)'이라고 판단했다.

레드헤링은 본래 색깔이 붉은 훈제 청어를 가리키는 단어지만 관용적으로 사람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거나 혼란을 유도해 속이는 수단이라는 뜻도 있다.

유라시아는 "새로운 '악의 축'인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시리아는 언론이 헤드라인으로 다루고 있지만, 실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은 작다"며 "이란 또한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나 전면전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라시아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외에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미국 대선을 꼽았다.

보고서는 "미국 기관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시험에 들게 될 것"이라며 "많은 이가 미국 대선 결과를 위법하다고 볼 수 있고 그 여파가 불확실한 데다 그에 따른 공백으로 외교정책 환경이 더 불안정해지는 위험을 우리는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와 클리프 컵천 의장은 올해 미국 대선을 가리켜 "미국판 브렉시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떠나 상당한 리스크가 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라시아는 "어떤 시나리오든 대선 후 몇 달 간 소송과 정치적 공백이 뒤따를 것"이라며 "과거 2000년 대선 후에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대선후보 간 이의제기가 있었으나 이번엔 그때와 다를 것이고 패자는 법원의 결정을 정당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산업이 갈라서는 현상도 주요 위험으로 여겨졌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반도체와 클라우드 컴퓨팅, 5세대 이동통신 등 여러 핵심 부문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올해에는 그 균열의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유라시아는 내다봤다.

유라시아는 "기술 분리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을 더욱 촉발할 것"이라며 "두 나라는 기술 갈등 면에서 제재와 수출 규제, 보이콧 등 경제적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과 영국의 브렉시트, 인도의 민족주의 발흥 등 각국의 정치 상황 또한 위험 요소로 언급됐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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