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명 발표로 달러-원 환율에 급격히 반영된 전쟁 리스크가 완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이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를 반영해 장중 한때 10원 이상 급등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환율 급등이 빠른 속도로 되돌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모든 미국인과 전 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공격으로 미군 등 미국인에 대한 피해가 없었고, 미국인은 물론 이라크인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전쟁 위기 직전까지 내몰렸던 미국과 이란이 즉각적인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분위기다.

간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을 갈등 완화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하며 다시 두 자릿수 가까이 급락했다.

해외브로커들은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스와프포인트 고려 시 전일 현물환 종가(1,170.80원) 대비 8.35원 하락한 1,161.5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리스크 완화가 이미 NDF 시장에서 반영된 만큼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갭다운 출발 후 1,160원대 초중반으로 레벨을 되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에서 갈등 증폭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중동발 헤드라인 리스크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란이 미국에 미군기지 공격에 관한 사전 경고를 전달했고 미국도 사상자가 없다고 확인한 점을 보면 양국이 실리를 추구하고 (갈등이) 경제제재로 넘어가는 교과서적인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전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후 달러-원 환율이 상승 폭을 되돌린 만큼 이란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전쟁 우려는 줄어들고 (환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서 발언 강도가 굉장히 약했다"며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크게 벌리기는 부담스럽고 이란도 체면을 차리면서 이 정도로 (중동 리스크가) 끝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갈등이 더욱 증폭하면 확전으로 갈 수 있어 양측이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모두 갈등 증폭을 원하지 않는 만큼 중동 관련 헤드라인 리스크는 달러-원 환율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오히려 전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기존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란 문제는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며 "이란 리스크가 여기서 마무리되고 달러-원 환율은 기존의 리스크 랠리 구도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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