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일부 경기지표의 개선에도 우리 경제가 여전히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9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작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우리나라 경기 상황을 '부진'으로 진단한 것과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지는 평가다.

KDI는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 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기계수주와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경제심리지수도 상승한 점이 향후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봤다.





실제 11월 소매판매액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7%로 전월 2.0%보다 높았다. 내구재와 비내구재가 각각 승용차(7.6%)와 화장품(25.3%)을 중심으로 3.9%와 5.3% 증가했다.

11월 전(全) 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 감소 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전월 0.2% 감소에서 1.2% 증가로 전환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특수산업용기계(76.7%)를 중심으로 전월(2.4%)과 비교해 증가 폭(23.6%)이 크게 확대됐고 건설수주(경상)는 11.5% 증가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기준치를 상회하는 100.4를 나타냈다.

KDI는 지난해 12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 폭을 축소한 점도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꼽았다.

12월 수출은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감소 폭이 -5.2%로 전월(-14.4%)보다 크게 줄었다.

다만, 이런 일부 지표의 개선에도 투자와 제조업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11월 설비투자는 항공기 투자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보합에 그쳤으며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제조업은 재고율이 높은 가운데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 경기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설비투자는 전월(-3.6%)보다 높은 0.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변동성이 높은 선박과 항공기를 제외한 설비투자(-2.3%)는 전월(-2.5%)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건설투자도 주택 부문을 비롯한 건축 부문 부진으로 4.7% 감소했다.

11월 제조업 재고율은 116.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3.3%)보다 낮은 71.8%를 나타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1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9.4)과 유사한 99.3이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8)에 비해 소폭 상승한 99.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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