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롯데그룹이 설 연휴 직후 유통사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백화점·마트·슈퍼 등 롯데쇼핑 법인 내 사업부 조정을 통해 비효율 점포를 대폭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몰의 대대적인 공세로 이익 규모 급감하는 위기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23일 롯데그룹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유통사업 전반을 대수술하는 사업개편안을 다음 주께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물갈이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사업재편의 핵심은 마트와 슈퍼마켓 부문의 동시 구조조정이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진 두 사업을 합쳐 중복되는 부문을 과감히 없애기로 했다.

마트와 슈퍼 두 개로 나뉘어 있던 오프라인 점포를 일원화하는 것이다.

롯데슈퍼는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부문을 맡아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기존 롯데슈퍼는 쿠팡프레시,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배송 전문사업 부문으로 거듭난다.

롯데슈퍼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프레시센터가 롯데 식품 배송의 핵심 역할을 한다. 현재 프레시센터는 서초·남양주·의왕 등 18개다.

프레시센터가 없는 지역은 남아있는 기존 점포를 리뉴얼해 온라인 전용 상품존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적자 점포를 통폐합해 슬림화하는 동시에 의류 등 판매 부진 카테고리 매장을 식당·체험공간 등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미 고객들의 소비가 온라인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환경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각종 먹거리와 체험 문화공간으로 바꿔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650여개에 달하는 롯데마트(126개)와 롯데슈퍼(533개) 점포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미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48.4%나 감소했다.

온라인 시장 경쟁 심화로 매출이 줄고, 매장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 고정비 지출도 늘어 수익이 악화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1개 비효율·적자 매장을 폐점하고 32개 매장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대신 초대형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를 10개까지 늘리고, 온라인채널을 강화한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도 13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축소하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롯데쇼핑 내 중복 사업 부문이 정리되면서 인력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달 초 롯데백화점 본부 인력을 대거 현장으로 재배치한 데 이어 각 사업 부문에서 빠져나온 인력도 모두 영업 현장으로 돌릴 예정이다.

이러한 충격 요법은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해왔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 이어 지난 15일 열린 올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백화점·마트·슈퍼 등 주요 핵심 사업 부문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56%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3분기까지 각각 20억원과 61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한 1천억원에 그쳤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물갈이 인사와 함께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사업 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하면서 사업 통폐합 준비에 나섰다.

롯데 관계자는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변하지 않으면 1등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유통을 시작으로 화학 등 다른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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