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국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자 저금리를 이용한 채권이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월 초 이후 150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이 총 2천370억위안 이상의 이른바 '코로나 본드'를 발행했다. 코로나 본드는 자금 조달 목적을 전염병의 통제와 예방으로 내세우는 중국 채권을 가리킨다.

채권 발행 속도는 중국 기업들이 더 싼값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더욱더 가팔라졌다.

2월에 발행된 중국 비금융기업의 채권 중 20~30%는 코로나 본드였다고 중국 화창증권이 추산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2월 이후 발행된 코로나 본드의 평균 쿠폰금리는 대부분 1.6~6% 사이인데 이는 해당 기업들이 기존에 발행한 대부분의 채권보다 낮은 금리다.

코로나 본드는 대부분 중국 국영은행들이 매입하고 있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제이슨 탄 중국 담당 분석가는 "중국 국영은행들은 다른 기업은 손대기를 꺼리는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며 "국영은행들이 채권 수익률 하락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 국영은행들이 코로나 본드를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우회적으로 많은 민간 기업을 포함한 중국 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고 공급망이 무너진 기업들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기업들이 코로나 본드를 발행하며 내세운 용처와 달리 대부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해 자금을 차환(리파이낸싱)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2월 초 기업들이 채권을 조금 더 수월하게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채권 발행 승인 기간을 단축하고 부채비율 한도가 더 높아지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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