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최근 10일 사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주 시가총액이 9조원 증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이 금융과 실물 전반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시가총액비중 추이(화면번호 3147)에 따르면 전일 은행주 시가총액은 45조9천565억원으로 집계됐다. 10일 전인 지난 6일 55조5천17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조5천612억원 줄어든 수치다.

은행주 중에서는 신한지주가 2조4천604억원 감소하면서 가장 감소폭이 컸다. 은행주 중 시총 1위인 KB지주는 2조2천246억원 하락하며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은행주는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변동하면서 낙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9일 뉴욕증시가 7%대 폭락으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면서 지난주 내내 폭등과 폭락의 장이 이어졌고 그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은행주가 계속 증발하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면서 주가 부양에 나섰다.

지난 9일에는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를 5천453만원 규모로 사들였다. 지난 11일에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1억3천만원어치를, 지난 12일에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4천777만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렇듯 일주일 동안 세 명의 금융지주 회장이 주가부양의 시그널을 보냈으나 해당 은행주들은 변곡점을 맞지 못하고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런 은행주 하락세는 코로나19 공포와 함께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예상치보다 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최근 평균 7~8%대의 대출성장률을 보였는데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평균 대출성장률은 4%대로 추정한다"며 "이번 사태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돼 대출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시장금리가 올해 지속적으로 낮아져 순이자마진(NIM)이 부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실제로 전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해,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연간 NIM은 약 7bp, 세전이익은 5.5% 축소될 것"이라며 "NIM 반등 시점은 당초 2분기에서 4분기 이후로 지연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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