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윤은별 기자 =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같은 등급과 만기의 은행채나 국채 등 시장 흐름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CD금리가 통상 채권시장 흐름보다는 단기자금시장 수급에 크게 좌우되는 특성이 있어 나타난 현상인데, 오는 10월에 CD금리 산출방식 개편을 앞두고 있어 시장과의 괴리에 다시 한번 시선이 모인다.

18일 서울 채권시장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 거래일 CD 금리는 3.700%에 최종 고시됐다. 이는 직전 장의 3.700%와 동일한 수치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장 대비 7.6bp, 10년물 금리가 10.9bp 오르는 등 시장 전반이 대폭 약세를 보였음에도 CD 금리에는 변동이 없던 것이다.

신용등급과 만기가 CD와 동일한 신용등급 'AAA' 은행채 3개월물 민평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1.8bp 오른 3.685%를 기록했다.

이처럼 CD 금리가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은 종종 포착된다.

지난 16일에도 CD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bp 올랐는데, 같은 기간 시장은 강세를 보였고 은행채 AAA 3개월물 금리는 3.669%에서 3.667%로 내린 바 있다.

CD금리와 은행채 3개월물 금리 추이


◇단기자금 수요 몰리며 금리 내리자 은행이 관리

시장에서는 단기자금시장 수요에 따라 CD 금리가 내렸지만, 은행이 이를 관리하면서 다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CD에 수요가 몰리며 CD 금리도 월초 3.740%에서 3.680%까지 하락했다. 이후 CD 금리는 3.700%로 다시 올랐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단기자금이 많을 때 CD 금리가 매력 있는 수준이니 수요가 몰리며 크게 빠졌다가 다시 올라왔다"면서 "CD 금리가 대출금리 연동되는 만큼 은행이 CD 금리를 관리하면서 다시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700%로 올라왔는데 은행이 이 정도 선은 지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상 CD 금리는 은행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각종 대출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활용된다.

CD 금리가 내릴수록 은행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인데, CD의 발행 주체가 은행인 만큼 발행량을 조절하며 CD 금리를 관리하기가 용이하다. 이 같은 구조가 CD 금리 왜곡의 원인으로 자주 지목돼 온 바 있다.

다만 CD 금리에는 채권시장 전반 동향보다 단기자금시장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과 직접 비교하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 변동이 심하면 영향을 일부 받을 수 있겠지만, CD는 단기자금시장 수급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최근 시중은행이 분기 말이라 은행채 발행이 중단돼 있어 지표물이 아닌 장기물 CD 발행을 하고 있다"면서 "더 금리가 높은 장기 CD를 사고 단기 CD는 팔 수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금리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부터 산출방식 개편…"결과는 동일"

금융당국은 오는 10월부터 CD 금리 산출방식을 개편한다.

현행 CD 금리는 시중은행 CD 지표물에 대한 10개 증권사의 호가를 기반으로 산출한다.

오는 10월 2일부터는 CD금리를 실제 발행과 거래 결과를 반영해 단계별로 산출한다. 산출시 ▲거래 기반 산출 ▲인접물 거래 기반 산출 ▲전문가적 판단기준 적용 등의 단계를 거친다. 매일 금리 공시 횟수도 오전·오후 2회에서 오후 1회로 변경한다.

다만 금융투자협회의 내부 집계에 따르면 새 산출방식을 적용한 CD금리가 현재 고시되는 금리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산출방식으로 내부 집계를 하고 있는데 현재 고시 금리와 동일하거나, 가끔 차이가 나도 1bp씩 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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