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이 개발 추진 중인 기간물(텀·Term) KOFR에 대해 자산운용업계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매수 요인은 적다고 보고 있다.

텀 KOFR은 CD 금리와 같이 기간금리가 사전에 결정되는 금리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기반 현물상품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미래 예측 가능한 금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시장 요구에 텀 KOFR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18일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서 30일물 이하의 텀 KOFR에 대해서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레포가 실질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려면 30일물 이내여야 한다. 30일물 이하 텀 무위험지표금리(RFR)가 수익률이 높으면 시장 수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다만 91일물 CD 금리 등을 대체할 수 있는 3개월물 텀 KOFR의 경우 운용업계에서는 매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운용사 한 운용역은 "텀 KOFR가 1개월이 넘어가면 '아이들머니'(Idle Money·노는 돈)가 아니라 정기예금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정기예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 "CD금리 경직성과 레포 시장 변동성 중간선 필요"

단기물 시장에서 30일물이 넘어가는 텀 KOFR는 정기예금처럼 분류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다.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이 일시적으로 큰 변동성이 보일 때가 있는 만큼 변동성 CD금리와 비교할 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기존 CD금리가 가지고 있는 지나친 경직성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적으로 공감한다. CD금리의 경직성을 유연화한다는 측면에서는 텀 KOFR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CD금리가 경직성을 가진 건 문제가 있긴 하지만 레포 시장의 변동성을 다 가져가기도 어려워 중간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텀 KOFR 역시 기간금리를 사전에 결정한다. OIS 거래 등을 통해 통상적으로 산출하는데, 내재한 미래 RFR의 기댓값에 기반해 기간물 RFR 산출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RFR 선물 가격을 활용해 금리를 추산하지만, 국내는 RFR 선물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당초 국책은행 등에서 변동금리부 채권(FRN) 발행 논의 시 기간물 KOFR 개발의 필요성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탁원은 먼저 방법론을 적용해 3년 금리 커브를 시현한 뒤 결과물이 나오면 학계나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과거 시장 금리와의 비교 등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호가를 받아 일주일, 3개월, 3년짜리 RFR 금리를 받아볼 계획"이라며 "이를 비교 분석해 검증하는 단계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탁원은 MMF에 단기물을 담기 위한 금투업규정도 살피고 있다. 텀 KOFR가 상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투업규정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 RFR 활성화…"코픽스 대신 대출 기반금리로 활용될 수도"

예탁원은 기존 CD 금리가 시장에서 개별 기관의 신용이 높게 반영돼 경직됐던 점이 RFR의 실거래 기반 금리로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RFR 개발의 주된 요인은 파생상품 시장이지만, 궁극적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대신하는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될 수도 있어서다.

특히 미국 쪽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 소비자 대출 쪽에서 RFR이 활용되고 있다. KOFR가 대출 시장 지표로 활용될 기반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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