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 주주연합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제기한 한진그룹 측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한진그룹이 입장문을 내고 3자 주주연합이 그간 제기해 온 주장들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으로 반박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3자 주주연합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한진그룹의 '팩트체크'는 가짜 뉴스 수준의 사실 왜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3자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의 주장과는 달리 2014년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경영 상황은 명백한 실패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3자 주주연합은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소폭 냈으므로 경영실패가 아니라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이나 합리적인 경영진이라면 도저히 내세울 수 없는 주장이다"며 "한진그룹의 논리는 낙제를 하고서도 퇴학을 당하지 않았으니 성공이라고 강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호황기에도 적자를 낸 조원태 등 현재 경영진에게 위기 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부채비율과 관련한 한진그룹의 해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3자 주주연합은 "경영위기로 회사를 매각한 아시아나항공보다 부채비율이 소폭 낮다고 기뻐하는 한진그룹의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또한 모든 기업들이 영구채의 상환 계획을 고려하여 재무계획을 짜고 있는데, 한진그룹은 재무의 기본마저 왜곡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3자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이 일본 항공사인 JAL의 사례를 든 것을 가혹한 구조조정의 전조로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3자 주주연합은 "주주연합은 전문경영인으로 이루어진 독립적인 이사회가 회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위기극복의 길을 걷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책임추궁과 가혹한 구조조정은 현재의 위기를 야기한 당사자인 조원태 사내이사 후보와 하은용 사내이사 후보에게 요구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3자 주주연합은 KCGI가 단기 투자 세력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3자 주주연합은 "KCGI의 투자금 중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의 장기펀드이며, 국내외 사모펀드업계에서는 만기연장이나 교체 등을 통해 10년 이상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으로도 한진그룹이 정상화돼 제대로 된 기업가치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도 수 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KCGI가 단기투자자라면 이미 단기차익을 시현하고 떠났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자 주주연합은 지향하는 목표에 대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제고'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 측은 엉뚱하게 KCGI의 투자자와 조현아 전부사장, 반도건설에 대한 공격으로 주주연합이 추구하는 목표를 흐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3자 주주연합은 각 기업의 지배구조는 해당 기업의 성장 단계나 상황, 소유관계 등에 좌우되지만, 조원태 회장이 지분의 6.52%만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경우 주주들의 견제와 투명경영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3자 주주연합은 "세계 20대 항공사들 대부분도 투자자들이 선임한 전문경영인 체제다"며 "국가나 왕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동계 항공사들 이외에는 6.5%의 지분을 가진 주주 한 명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3자 주주연합은 경영 일선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은 막연하게 주주연합이 이사회와 경영진을 배후 조종할 것이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조원태 주주가 직접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주주간계약으로 경영 불참을 확약한 3자 연합보다 독립성이 결여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등기 임원 임명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원태 주주가 현재 그러한 방식으로 사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연합도 그럴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며 "주주연합은 확고하게 경영불참을 선언했다"고 했다.

반도건설 측의 공시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3자 주주연합은 "오히려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이 조원태의 우호지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모종의 대가를 제안함으로써 기업가치를 훼손했을 가능성에 대하여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현 경영진이 조원태 후보를 위해 배임적인 불법행위를 해왔기에 남에게도 그러한 잣대를 씌우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진그룹은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한 해명 요구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며 "또 기존에 여러 차례 다른 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다는 것도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짓임이 뻔한 부인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스스로 촉구하고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현 경영진이 바로 당장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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