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사업의 지속적인 손실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변동성 확대, 자동차 관련 신성장 사업의 실적 개선 지연으로 LG그룹의 차입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8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LG그룹의 순차입금이 2017년까지 15조원대를 유지하던 데서 지난해 말 30조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LG그룹은 부정적인 사업환경 전개로 차입금 감축을 위한 현금 창출 능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과 올레드(OLED)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LG디스플레이의 손실이 큰 폭 늘었고 휴대전화 부문도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학 사업에서는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불리한 수급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상당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평은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를, LG전자 전장 사업부는 모터와 통신 모듈을, LG이노텍이 차량용 카메라 등을 담당하면서 미래 자동차 사업으로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지만 채무는 늘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다만 "지난해까지 전자 부문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한 데 따라 LG그룹의 차입금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우수한 신인도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유동성 위험은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말 LG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를 30조원대 초반 수준,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비율을 약 2.1배로 전망했다.

나이스신평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LG그룹 화학 부문은 단기적으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개선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중단기적으로는 최종 소비재 수요 감소로 중간재인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동차 메이커로부터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감소 확률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평은 전자 부문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소득이 줄면 전자제품 구매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IT 수요가 증가하고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세탁기 등 위생 관련 가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 부문과 관련해서는 "언택트 생활 기조 확대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승 확률이 있다"며 "IPTV 콘텐츠 소비 증가로 콘텐츠 사용료와 광고료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에 따라 LG그룹이 코로나19로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