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14개 시중은행이 3조5천억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을 취급하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대출소진 속도가 가장 빠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5일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접수가 마감될 것이라고 공시했다. 해당 대출을 취급하는 14개 시중은행 중에서 마감 예정일을 공시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마감이 일주일 이내로 남은 경우 마감 예정일을 공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의 대출 한도는 일주일 이상 버틸 정도로 넉넉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존에는 지난 8일 해당 대출이 마감될 것으로 공시했으나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른 한도 조정, 접수 속도 완화 등의 이유로 마감일을 조정했다.

이차보전 대출의 경우 대출금리가 이미 설정되고 차주마다 그 금리에 맞춰 대출 한도가 정해진다. 그러다 보니 접수 이후 대출 승인과 실행 과정에서 실제 대출 취급액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마감일 예측에 조정이 생겼다.

우리은행 대출 실행 금액은 다른 주요 시중은행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실행금액은 지난 7일 기준 3천679억원으로 소진율이 85%에 달한다.

농협은행은 2천894억원으로 전체 취급액의 70%가량을 소진해 두번째로 소진율이 높았다. 농협은행은 한도가 5월 말에 마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2천668억원, 1천350억원, 1천165억원 등 순으로 소진율이 적게는 20%, 많게는 50%에 달했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소진율이 눈에 띄게 높은 이유는 은행 차원에서 이차보전 대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일 해당 대출이 출시할 때 수도권 54개 영업점에 본점 직원 60여명을 파견했다. 기업대출 경력이 많은 직원 위주로 각 영업점에 1~2명 배치해 관련 대출에 지점이 올인할 수 있도록 했다.

파견 영업점을 선정할 때도 자영업자 고객이 많은 지점이나 신용보증재단 주변에 위치한 지점 등 해당 대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거점 점포 위주로 뽑았다.

이처럼 은행이 이차보전 대출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다. 정부가 추후 일부를 보전하긴 하지만 아예 은행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차보전 대출은 고객들에게는 연 1.5%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은행들이 고객 신용을 평가해 대출금리를 산출한다. 이렇게 산출된 금리와 1.5%의 차이 가운데 80%는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보전해주고 20%는 은행들이 감수한다.

그러다 보니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그 취급 속도가 느린 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하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접수량이 한정돼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데 본점 직원 파견 등으로 코로나 대출에 집중이 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다 보니 최대한 적극적으로 취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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