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판단 존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현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날 오전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고를 귀족학교라고 하면 현재 하나고에 재학중인 저소득층 학생들은 어떻게 되느냐"며 "이럴 경우 저소득층 자녀에게 신분상승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고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 가운데 20%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 귀족고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는 얘기다.

또 김 이사장은 하나고 등록금이 일반계 고등학교의 1년 평균 등록금보다 세 배 가량 많은 이유는 기숙사비, 식비(1일4식), 방과후수업비(1인2기 포함)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은행의 하나고 강제 출연 논란에 대해서도 "하나고 출연은 강제성이 없었다"며 "외환은행이 먼저 (사회공헌 목적으로)출연을 하겠다고 요청해서 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교중 하나고 이사는 "갑의 위치에서 기부금을 요구했다면 외환은행 노조의 광고가 이미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하나고를 통해 하나금융지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는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하나고에 외환은행 자산이 기부된다고 해도 하나고에 다니고 있는 600여명의 학생들에 대한 외환은행의 사회공헌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 당국이 외환은행 하나고 출연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출연을 취소하라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며 "아직까지 재단에 기금이 있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나 향후에는 학생들에 대한 프로그램이 줄어들거나 등록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김승유 이사장이 지주회사는 물론이고 자회사를 통해서 하나고 출연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고, 정무위에서 종합감사에 재출석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또한 거부했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