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적자를 낸 정유 4사의 실적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29일 'KR 웹 세미나'에서 "정제마진과 석유제품 스프레드 반등 지연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실적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이라며 "정유 4사가 현재 신용도 수준으로 재무 안정성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기평은 유가와 정제마진이 석유제품 수요 부진과 글로벌 원유 재고 증가 등으로 더디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항공유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활동 재개에도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요 급감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석유제품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솔린과 등유, 중유 등 운송용 수요는 주요 원유 수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상반기 대비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시 다시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봤다.

한기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원유 수요가 700만 b/d(하루당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며 "2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8천140만b/d까지 줄었다가 3분기부터 소폭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원유 수급구조가 2014년 이후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 등에 따라 구조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놓였다"며 "올해는 1분기 유가 급락으로 미국 셰일업체의 생산중단과 파산이 늘었고, 업스트림(상류) 부문 투자도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 단기적인 원유 수급 구조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원유 감산 이탈과 증산 경쟁 가능성이 있는 데다, 원유 재고를 고려할 때 수급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기평은 또 정유업계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재무 안정성 유지 여부를 꼽았다.

정유 4사 중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손실에도 핵심지표가 등급 하향요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이 업황 호조기 동안 축적된 재무 완충력, 분산된 설비투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통제 가능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루브리컨츠는 대규모 배당, 리스 부채 계상 등으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실적 변동성에 대한 추가적인 모니터링 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올해 2분기 이후 유가와 정제마진이 점차 회복되고 있어 하반기까지 정유 4사 실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개별 업체의 신용도 변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분기별 실적 회복이 매우 제한적이거나 악화하는 경우 연내 신용도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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