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낸드플래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서버 업체 재고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 하락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이 560억달러(약 66조5천억원)로 전년 대비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전망치인 19%에 비해 8%포인트(p) 증가한 규모다.

IC인사이츠는 반면 올해 D램 시장은 646억달러(약 76조7천억원)로 지난해보다 3.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IC인사이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인터넷 사용이 늘며 서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라 서버에 들어가는 SSD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이 큰 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SD는 낸드플래시로 만든 데이터 저장 장치로 서버와 PC, 게임기 등에 탑재된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속도가 빠르고, 발열·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231억달러였던 글로벌 SSD 시장 규모가 올해 326억달러로 41%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소비자용 SSD 시장 규모는 161억달러로 전년 대비 5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가격탄력성이 높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을 때 고객사 수요가 더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D램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 중후반 증가하는 반면, 낸드플래시는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올해 대비 20%, 낸드는 30% 초반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SSD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사업 중 SSD 비중을 처음으로 50% 수준으로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SSD 시장에서 30.5%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3분기 D램 비트그로스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지만, 낸드플래시는 한 자릿수 중반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공급 글로벌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3%로 1위이며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18.6%, 미국 웨스턴 디지털 14.4%, 미국 마이크론 12%, SK하이닉스 10.4% 등의 순이다.

다만 낸드플래시 역시 D램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완화된 이후 메모리 선주문 감소와 서버 업체들의 재고 조정, 데이터센터의 증축 지연 등으로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SSD, USB 등에 주로 쓰이는 낸드플래시(128Gb MLC) 고정거래 가격은 4.39달러로 6.2%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가격이 하락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차세대 게임기와 크롬북, 노트북 컴퓨터 수요가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들어 감소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스토리지 제품 소매 판매는 4분기 성장세로 돌아서더라도 SSD 수요 감소분을 보전하긴 힘들어 4분기에도 계속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는 다만 하반기 새로운 게임기 출시를 앞두고 3분기에 SSD 낸드플래시 수요가 절정에 달하면서 D램보다 가격 하락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졌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HDD의 SSD 교체 수요가 여전한 데다, 하반기 신규 게임 콘솔 출시와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에 힘입어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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