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해양수산부가 국적 선주사를 만들어 선박을 합리적 가격으로 국적선사에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박준영 해수부 차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양진흥공사의 세일 앤 리스백(S&LB) 사업에 운용리스(BBC)를 추가해 2025년까지 50척을 운용하고 향후 리스 자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민간금융도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진공의 S&LB은 리스 기간이 끝난 뒤 선사가 선박을 매입해야 하지만 BBC의 경우 리스 기간이 끝나면 리스사가 선박을 보유하므로 선사가 매입할 필요가 없다.

박 차관은 "선박이 부족할 때 국적선사가 보유한 선박 외에 선주사가 있으면 여건이 더 나을 것"이라며 "국적선사들의 용선에 따른 부담을 공적 기관에서 같이 나누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글로벌 선사의 자기 선박 비율은 50% 안팎으로 HMM도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기준으로 40% 정도가 자가 보유다.

해수부는 일단 내년에 10척을 리스할 계획으로 수요 조사 중이다.

박 차관은 운임 전망에 대해 "운임 안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언제 해결되느냐와 연결돼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운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미주뿐 아니라 유럽 항로 운임도 강세로, 지난 4일 기준 유럽 항로 운임은 1TEU당 283달러 오른 2천37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유럽 운임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등과 관련해 오를 걸로 예상되나 HMM 파트너로 구주 선사가 다양해서 선박 투입이 가능하다"며 "내년 초 항로 개편, 선대 편성 협상 때 추가 확보된 선복을 어떻게 배정할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수출업체들이 호소하는 운임 부담에 대해서는 운임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적선사가 모든 수출화물을 싣지 않는 만큼 국적선사의 운임 인하가 일부 수출업체에만 주는 혜택이 될 수 있고 디얼라이언스 회원사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어서다.

박 차관은 "미국 연방해사위원회 해운법상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을 수 있는 등의 문제로 특정 수출입 기업에 대한 운임 인하는 곤란하다"고 못 박았다.

해수부는 컨테이너 박스 부족에 대응해 컨테이너 회전율을 높이고 해양진흥공사의 리스사업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컨테이너 국내 생산도 검토할 방침이다.

박 차관은 "현재 중국 4개 업체가 컨테이너 박스 판매를 과점하고 있는데 인건비, 부지 등의 문제로 국내 생산이 쉽지 않아 자동화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비상시에 중국의 과점에 대해 최소한의 견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5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