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차량용에 이어 스마트폰과 가전용으로 확산하는 양산이다.

미국 텍사스주 정전 사태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데 이어, 스마트폰업체들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라 수요 초과까지 맞물린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의 5G 모뎀칩 리드 타임이 30주까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에 5G 모뎀칩 주문을 넣으면 7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류웨이빙 샤오미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올해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품절됐다. 그냥 모자란 게 아니라 극심하게 부족하다"는 글을 올렸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AP)과 5G 모뎀칩, 통합 전력관리칩(PMIC), 무선주파수칩(PF) 등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일부 스마트폰용 반도체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데 따라 해당 반도체를 탑재하는 스마트폰 모델 생산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 뿐 아니라 퀄컴으로부터 5G 모뎀칩을 공급받는 애플과 오포, 비보 등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스마트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3억6천만대로, 작년보다 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도 공급 지연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신용 칩 부족 사태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퀄컴의 중급 AP 등을 만드는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이 한파로 3주 이상 가동이 중단된 것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23일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반도체 공장은 예기치 않은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생산 중이던 웨이퍼를 모두 폐기해야 해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오스틴 공장의 경우 사전에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해 손실이 크진 않지만, 생산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조업 차질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PMIC와 MCU 등의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이미 차량용에서 심각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과 가전까지 확산할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기지인 대만 역시 최근 잇단 지진에 이어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까지 심화하면서 반도체 생산에 애로를 겪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대량의 물 구매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중 무역 제재 등에 따른 반도체 공급 정책 변화도 지켜봐야 할 변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부족은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납품받아 제품을 제조하는 자동차·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업체들은 반도체 단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반도체 공급 부족이 IT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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