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들은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핵심 산업에 있어 북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첨단 기술·수요기업과 협력으로 시장을 넓히고 신기술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반도체·배터리 협력 강화해 시너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약 140억달러 규모의 현지 합작 또는 단독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총 74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0억달러를 들여 실리콘벨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이들 기업이 미국 현지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394억달러로, 한화로 44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와 저탄소 경제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 백신 등 바이오산업에서 양국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양국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를 위한 공동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미국에 한국은 6대 교역국이며 많은 미국 기업들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교역 투자 대상국"이라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 파트너십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또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리더들이 모인 만큼 한미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상호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인들 "미국의 적극적 지원과 협업 기대"

이날 행사에는 한미 양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해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백신 등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SK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가 자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산업을 추진하며,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특히 환경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남 부회장은 "최근 디지털 가속화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반도체 없이 5G나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산업은 발전하기 어려운 만큼 한미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대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또 "170억달러의 신규 대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이, 구체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영운 사장은 지난주에 발표한 2025년까지의 74억달러 투자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미국 내 전기·수소차 생산 인프라,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의 협업을 기대했다.

김종현 사장은 "2010년부터 시작한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투자가 최근 미국 자동차 기업과의 합작 등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라며 "2025년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존 림 사장과 안재용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산업이 한미 간 협력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부상 중인 상황에서 미국 파트너 기업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 양국 기업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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