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의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금이 향할 최종 종착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를 공식화한 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침묵을 지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결정 이후 전격적인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를 공식화한 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투자 지역을 결정하지 않으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이후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 간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반도체는 대형 투자결정이 필요하다.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며 사면을 통해 기업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문 대통령도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은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이 부회장이 광복절 특사 등의 형식으로 풀려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경제 현장에서의 기업의 '대담한' 역할을 언급한 것은 총수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사면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8·15 광복절 특사 형태로 사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을 사면하는 데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있어 가석방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현장에 복귀하면 미국 현지를 찾아 파운드리 투자처를 발표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지지 않으면 김기남 부회장이 미국 출장 형태로 투자처를 밝히는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와 뉴욕주, 애리조나주 등과 인센티브를 협의하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 중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다.

1998년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 제품과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공장 인근 대지를 추가로 매입하기도 했다.

삼성은 텍사스주 정부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로 지역 사회에 총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가 있으며, 공장 건설 과정에서 약 2만 개의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파급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천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주 정부에 요구해왔다.

다만 올해 초 대규모 정전 사태로 오스틴 공장이 한 달가량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센티브협의가 지연됐고, 내부적으로 투자 검토가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와 달리 삼성의 투자의향서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뉴욕주와 애리조나주도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안하며 삼성의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기로 예정돼 있다.

반도체 기업 간 집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 당국은 인센티브와 함께 안정적인 용수·전력 공급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투자지역을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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