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안에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하고 있어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 부문의 합산 점유율이 높지 않아 기업결합 승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 계약을 체결한 SK하이닉스는 주요 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 유럽, 영국, 대만, 브라질, 싱가포르 등 주요 7개국에서는 승인을 이미 받았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올해 3분기까지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모두 받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예정보다는 다소 밀리고 있다.

중견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를 중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인수·합병(M&A)이 미중 갈등의 유탄을 맞으면서 무산되자 SK하이닉스도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매그나칩은 최근 와이즈로드캐피탈로의 합병 계약이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계약을 해제했다.

매그나칩은 자사 주식 전량을 와이즈로드캐피털에 1조5천800억원(약 14억달러)에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올해 3월 발표한 뒤 매각 작업을 벌여왔다.

매그나칩은 한국에서 회사를 운영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어 미국 CFIUS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

매그나칩 중국으로 기술 유출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매각이 끝내 무산됐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번 매그나칩 사례가 미중 갈등 심화를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보고 국내 기업들의 M&A에 불똥이 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역시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중국 정부의 반대로 지난 3월 거래가 무산됐다.

낸드플래시 글로벌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3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도 중국의 반대 가능성이 높아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해도 시장 지배력이 높지 않아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3.5%, 인텔은 5.9%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가 마무리되면 점유율이 약 19%까지 오르지만, 기업결합으로 경쟁을 제한한다고 보기에는 낮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5%로 1위였고, 2위는 19.3%를 나타낸 키옥시아가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키옥시아에 이어 3위였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승인이 필요한 8개국 중 7개국이 어떤 조건도 없이 승인한 데서 알 수 있듯 이번 합병 건이 낸드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제한하는 요인은 없다"며 "중국 정부도 합리적인 판단으로 연내 승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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