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변화무쌍한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작된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자금이 대거 증시로 몰리며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하반기 대두된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 등으로 유동성장세가 마무리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뚜렷한 경기회복을 보이는 미국은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에 돌입했고 2022년과 2023년에 세 차례씩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부동산시장 과열과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네이버에서 '주식'을 검색한 횟수는 1월 4일 최고점(100)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해 지금은 15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구글 트렌드에서도 1월 중순 100에서 12월 현재 27로 밀려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 모습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며 한때 70%를 상회했던 코스피시장의 개인 매매비중은 지난 9월 60%대를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50% 수준까지 급감했다.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의 동력이 약화되면서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으로 개인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2년차를 맞고 있는 코로나19는 알파에서 델타에 이르는 변이를 낳으며 최근에는 오미크론까지 진화했다.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과 변이의 출현이 글로벌 경제와 증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고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위험회피와 위험선호 현상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다.

먼저 어떤 주식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선행돼야 하는 것이 있다. 현금, 예금, 주식, 부동산 등 투자위험이 다른 자산별 배분을 먼저 결정한 후 구체적인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즉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에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에 자산을 배분한 후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이 있다. 서로 관계가 적은 기업들에 나누어 투자해서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산배분에 있어서도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간 균형, 금융자산 내에서도 이익확정 상품과 투자상품 간 균형, 투자상품 내에서도 직접 투자상품과 간접 투자상품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올바른 분산투자는 단지 투자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기업도, 투자하는 지역도, 투자하는 시점도 분산해야 한다.

다음으로 주식시장은 카지노장이 아니다. 주가가 1~2% 움직일 때마다 주식을 사고파는 투자라면 결국 카지노장의 도박꾼처럼 돈을 잃게 될 것이다.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각 개별종목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지 주식시장 전체의 흐름에 각 개별종목이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다. 약세장에서도 오르는 종목이 있고, 강세장에서도 떨어지는 종목이 있다. 또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강세장도 약세장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변화할 것을 예상하고 항상 준비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대폭락 속에서도 유지됐고 엄청난 약세장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을 올렸다. 조정이 있고, 폭락이 있어도 역사적으로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산업의 흐름과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 과거 노동집약적,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이제는 플랫폼 비즈니스와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아이디어와 데이터, 지적재산권(IP) 등 무형의 자산을 보유한 창의성이 있는 기업을 선택해 보유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이미 존재해 성장 규모가 예측되는 분야보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산업과 기업에 관심을 가진다. 거대한 사회변화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일어나는 산업과 그 산업군에 속한 기업에 관심을 두는 게 좋은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이다.

자국경제 우선주의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고 코로나19의 변이와 확산세에 따라 각국의 재정·통화정책이 변화해 글로벌 증시가 수시로 요동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돈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투자방법은 무엇일까. 혹자는 최근 몇 년이 단군 이래 가장 돈 벌기 쉬운 세상이라고 한다. 반대로 보면, 이제부터는 가장 돈 잃기 쉬운 세상이기도 하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는 말이 있다. 어렵고 혼란한 상황일수록 원칙을 생각해야 한다. (김재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