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케플레이션은 휴가를 뜻하는 영어 '베케이션(vacation)'과 물가상승을 가리키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신조어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료와 주유비 등 휴가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베케플레이션이 심해지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여행 및 휴가 수요가 폭발한 점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각국이 여행 빗장을 풀면서 여행을 다닐 여건이 되살아나자 단기간에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여행 관련 경비도 덩달아 비싸지는 모습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단체여행비, 항공료, 호텔 숙박료는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0.1%, 8.8%, 5.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유럽 대표 여행지인 스페인은 하루 평균 숙박비가 1년새 36%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데다 레저산업 인력이 줄면서 인건비도 증가한 영향이 컸다. 국제선 항공권의 경우 유가 상승과 노선 축소 등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2~3배 가격이 오른 상태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뛴 점도 해외여행 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현재 1,290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1,100원대와 비교해 200원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그만큼 같은 액수의 달러화를 환전하는 데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이 들 수밖에 없고 이 또한 휴가를 가려는 사람에겐 부담 요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국제선 운항 횟수가 급감한 점도 베케플레이션을 촉발한다. 2019년 한국의 국제선은 주 4천700여편 운항하는 수준이었는데 현재 운항 횟수는 주 400여편으로 10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이 때문에 베케플레이션을 이유로 올여름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금융부 진정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