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한국전력이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1분기 에너지 이용효율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6월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화 기준 에너지 원단위(原單位)는 0.176으로 1년 전(0.173)보다 상승했다.

에너지 원단위는 1차 에너지 소비량(TOE: 석유로 환산한 톤 단위)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으로, GDP 100만원을 생산하는 데 드는 에너지 수준을 뜻한다.

지수가 낮을수록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에너지 원단위는 분기별 통계가 조회되는 2014년 이후 쭉 하락하다 올해 처음 올랐다.





우리나라 에너지 원단위는 1997년 0.231까지 올랐다가 꾸준히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둔화하는 추세고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여전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조업 중심인데다 전기요금이 저렴해 소비자들이 굳이 효율을 높일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고 있지만 요금 부담이 적다보니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에너지 이용효율 악화가 더 우려되는 이유는 한전의 영업손실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용효율이 낮아져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해야 할 경우 한전의 적자난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시장 도매가격(SMP)은 지난 4월 기준 kWh당 202.11원까지 올랐으나 한전이 소비자들에게 전기를 파는 가격인 전력판매단가는 115원에 그쳤다.

1kWh를 판매할 때마다 100원 가까이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1분기에 역대 가장 많은 7조7천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3분기 전기요금을 올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정부와 협의하는 것과 별개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에너지효율 방안에 실효적인 신규 개발 방안 등을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산업·건물·수송 등 수요 부문의 에너지 사용량 절감과 효율적 사용을 위한 '에너지효율 혁신기술 개발'에 전년 대비 74.9% 증액된 1천170억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은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 기기 공정 고효율화, 성능 개선 등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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