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해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출범하면서 금융 '수퍼앱'을 완성해나가고 있는 토스가 이번에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금융서비스과 연계된 새로운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셈인데, 현재 금융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알뜰폰서비스를 운영하는 KB국민은행과 정면으로 맞붙게 될 전망이다.

◇ 토스 알뜰폰, 이르면 9월 출격…토스앱 시너지 확대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알뜰폰 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토스가 인수하는 머천드코리아는 지난 1998년 설립 이후 약 20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 왔다. 현재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모두 계약을 맺고 있다.

토스는 다음달 계약 상황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알뜰폰 가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이번 알뜰폰 인수를 추진하면서 토스앱 내 시너지 확대에 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통신 및 알뜰폰 시장과의 접점을 계속적으로 넓혀왔다.

우선 토스앱에서 KT 통신비 요금 조회 및 납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앱 내에서 토스페이를 통해 KT 통신비를 매달 낼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월에는 KT 알뜰폰 개통에 토스인증서와 토스 본인확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무협약(MOU)를 KT와 체결하기도 했다. KT 알뜰폰 사업자 온라인몰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토스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알뜰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인확인기관과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지위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알뜰폰 가입 과정에서 토스인증서를 활용하면서 가입절차의 편리성을 꾀할 방침이다.

알뜰폰 가입 및 요금 납부 데이터 등을 앞으로 토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에도 활용할 수 있어 기존의 서비스와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으로 풀이된다.

◇ KB 리브엠과 정면승부…새로운 금융사 알뜰폰 출격 가능성도

지난 2011년 시작된 국내 알뜰폰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알뜰폰 사업자수는 현재 70개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중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기는 수준이고, 나머지 60여개의 사업자들이 남은 비중을 나눠서 차지하고 있어서 시장 자체의 경쟁 수준은 매우 치열하다.

이들 가운데 토스가 인수하는 머천드코리아는 현재 가입자를 10만명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토스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기업임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경쟁사는 KB국민은행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알뜰폰 기반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이후부터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해당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최근 리브엠은 30만명에 달하는 가입고객을 모집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토스가 인수한 머천드코리아에 비해서는 3배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금융업권 내에 새로운 알뜰폰 제휴사 및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하면서 금융사가 비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한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신한은행은 KT와 함께 KT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토스의 브랜드 가치가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토스 브랜드를 그대로 적용한 알뜰폰 사업자는 시장 내에서 상당히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수 후 알뜰폰 사업자의 회사명에 '토스'를 포함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토스가 지난해 자회사로 출범시킨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역시 토스의 브랜드에 힘입어 각 업권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와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토스의 기업가치는 최근 8조5천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토스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70여개에 이르고, 알뜰폰 요금제는 1천개를 넘다 보니 너무 복잡해 고객들도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며 "그런 측면에서 토스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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