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특정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신규 출자자를 모집해 새로운 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기존 자산을 옮겨 담는 투자 기법이다. 운용사는 그대로이되 펀드만 새롭게 만들어 기존 펀드에 있던 자산을 새 펀드로 매각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새로운 출자자를 모집해 신규 펀드를 만들고 기존 펀드에 들어 있던 쌍용C&E를 새 펀드에 매각하면서 국내에도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기존 2호 펀드가 보유 중인 쌍용 C&E의 지분 77.68%를 15억달러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사들이는 방식으로 딜이 진행됐다.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최근 주목받는 것은 대체투자 시장이 경색되면서 운용사들이 투자금 회수(exit)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들은 보유 자산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상장하는 방식 등으로 투자금과 이익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주식과 채권시장이 조정받는 과정에서 대체투자 심리도 경색됐고 물건을 사갈 사람도 구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자산을 장기 보유할 수 있도록 컨티뉴에이션 펀드 같은 투자 기법을 고안해 일종의 '자전거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 기법을 둘러싼 회의론도 커지는 실정이다. 결국 팔리지 않는 물건을 '돌려막기'하는 것임에도 일단 자산을 매각했다는 이유로 운용사는 매각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기관 LP투자자협회(ILPA)는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낸 서한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 같은 세컨더리(secondary) 시장은 구조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다며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투자금융부 진정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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