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급등세를 재개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미국 뉴욕 금융시장이 '노동절' 휴장에 따른 거래 공백을 따라잡으면서다. 유로화는 약세폭을 확대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2.37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0.550엔보다 1.820엔(1.29%)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9007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9308달러보다 0.00301달러(0.3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96엔을 기록, 전장 139.57엔보다 1.39엔(1.00%)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9.812보다 0.31% 상승한 110.150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한때 142.490엔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 급등은 엔화 약세를 의미한다. 엔화 가치는 지난주부터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의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오며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일본은행(BOJ)이국채(JGB) 10물 등의 수익률을 특정 금리 수준에 묶어 두는 수익률통제정책(YCC) 등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행보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미국채 10년물은 한때 지난 주말 종가 대비 6bp 이상 오른 3.263%에 호가됐다. 미국채와 일본 국채의 스프레드가 300bp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다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소식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BOJ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행보가 이질적이라는 점이 새삼 주목받으면서다. 이날 RBA는 기준금리를 2.35%로 50bp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5회 연속, 50bp 인상인 빅스텝도4회 연속이다. 이번 주에는 캐나다중앙은행(BOC)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어 엔화 약세가 깊어질 우려도 증폭됐다.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이기준금리를 큰 폭으로인상할 경우 BOJ의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더 짙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도 한때 0.98840달러를 기록하는 등 약세 폭이 깊어졌다. 러시아가 독일 등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중단 종료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가스프롬은 지난달 31일 오전 4시부터 이달 3일 오전 4시까지 3일간 노르트 스트림-1의 정비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가스 공급 재개를 불과 7시간여 앞두고 누출이 발견됐다며 가스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주요7개국(G7) 재무장관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긴급하게 시행하기로 합의한 직후다.

해당 소식에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유럽 가스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에너지 선물시장에서 10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가스선물 가격은 장중 MWh당 전 거래일보다 33% 뛴 284유로까지 치솟았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선출된 영국의 파운드는 강세를 보였다. 브렉시트를 고수하는 영국의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잉글랜드은행(BOE)은금리 인상을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파운드- 달러는 0.27% 오른 1.15486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역외 위안화는 지난 주말 종가 6.9402위안 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6.97위안에서 호가가 나오는 등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부동산 위기 고조, 외국자본 이탈 등의 악재에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개입에 나섰지만, 위안화 약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다음달 15일부터 기존의 8%에서 6%로 2%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시장은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라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진단했다.

라보방크의 전략가인 마이클 에브리는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해당 선택은 구미가 당기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Abrdn의 투자 이사인 재임스 아시는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호재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는 유럽 경제를 휘감는 '다모클레스의 검(Damocles sword:신변에 늘 따라다니는 위험)으로 남을 것"이라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의 위험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당분간 달러 강세와 약한 위험선호 심리의 환경에 여전히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냄웨스트 마켓의 전략가인 갈빈 치아는 "(달러 엔 환율이) 140엔을 위로 뚫은 이후 모멘텀은 확실히 엔화 약세로 기울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YCC:수익률 곡선 제어)가 작동하고 금리 차이가 여전한 가운데 이에 따른 작용 중 하나가 엔화 약세다"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는 ECB의 75bp 금리 인상뿐 아니라 연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50bp씩 추가 인상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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