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7% 목전까지 치솟은 가운데 반전세 또는 월세로 움직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런 시장의 움직임에도 은행권이 취급하는 월세자금대출 상품 취급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은 공통적으로 청년 월세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청년 월세대출은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가 은행권과 협약을 기반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대 금리로 7천만원 이하 보증금(전세)과 월 50만원 이하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월세대출의 경우 2년간 대출을 받은 후, 최대 8년까지 거치한 후 분할상환이 가능하다. 다만 출시 이후 취급 실적은 미진하다.

4대 은행의 청년 월세대출 신규 취급액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약 2억4천만원이다. 건수로는 45건에 그쳤다.

일부 은행의 경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취급 건수가 10건에 그쳤데, 작년 같은 기간에는 30건이 넘는 등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취급이 줄어든 모습이다.

이에 상품 잔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9월 기준 청년 월세상품 잔액은 약 16조3천억원이다. 전년 동월보다 2조1천억원 감소한 수치다.

업권 안팎에서는 월세가 갖는 특성상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 등이 월세대출 수요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월세의 경우 전세와 달리 대출까지 일으킬 유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월세의 경우 생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주거비용인 만큼 개인의 현금흐름 상 적정한 금액으로 계약하고 있다"며 "대출을 일으켜 월세를 충당하고자 하는 니즈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자금 대출 금리 상승이 대출이 없는 월세 수요는 늘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월세 대출을 끼고 들어가는 월세 수요를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해당 상품 자체의 대출한도가 낮게 책정돼 있어 상품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실적 저조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월세자금대출을 받더라도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 월 50만원"이라며 "효용성이 낮기 때문에 취급 실적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로고
[촬영 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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