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톡과 카카오T, 카카오엔터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향후 이용자 피해 보상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시지 서비스에 대한 보상 절차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유료서비스를 중심으로 계약 초기 약관에 따른 보상액이 측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웹툰·멜론 등 유료서비스 중심으로 보상안 마련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측은 웹툰과 멜론 등 일부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상안 대책을 마련했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측도 보상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카카오의 대표 유료서비스인 카카오웹툰은 서비스 장애 기간 내 대여 중인 웹툰 회차 및 만료된 회차의 열람 기한을 72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원 플랫폼 멜론도 이날을 기준으로 멜론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 모두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간 연장하는 보상안을 공지했다.

하지만 '국민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전방위적인 장애 사고가 발생하면서 향후 보상금액이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톡 메신저는 무료서비스를 기본으로 하지만, 이에 연동된 다양한 유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서랍과 이모티콘 플러스 등이 카카오톡에 기반한 유료 서비스다.

이 외에도 카카오 채널을 통해 업체 광고를 하는 기업 및 소상공인도 마케팅에 차질을 빚은 부분에 대해 보상 협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카카오 유료서비스 이용약관 중 제12조 1항 2호는 '정전 및 정보통신설비의 장애 또는 고장, 이용량 폭주나 통신두절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는 경우 보상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차상진 차앤권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플랫폼과의 계약은 통상적으로 기간과 트래픽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각 업체별 계약 조건에 따라 보상안이 마련될 수 있으며 만약 기간 연장에 동의하는 이용자가 있을 경우에는 따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카카오 브랜드 평가에 대한 변동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가격 조정을 요구하는 수요도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보상액 추정 어려워…SK C&C에 구상권 청구 불가피
이번 카카오 '먹통'의 1차적인 이유는 카카오가 입점해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난 화재다.

기지국 화재로 전국적인 통신 장애를 일으킨 KT의 경우 소상공인들에게 수백원 규모의 손실을 보상했지만, 플랫폼 업체가 이처럼 장시간 장애를 일으킨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고, 업체별 계약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정확한 보상액을 특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차상진 변호사는 "피해 범위가 모빌리티와 광고, 각종 플러스 유료서비스,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전방위적이다 보니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서비스 이용 기간 연장 등 기본적인 보상책이 진행된 이후에나 일부 이용자들과의 구체적인 보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2014년 발생했던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상황을 고려해 카카오가 SK C&C측에 보상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삼성SDS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전산 서비스 장애가 장시간 지속하는 일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삼성SDS 전산센터 화재사고와 관련 고객의 금전적 피해를 전액 보상토록 하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이듬해 삼성SDS에 전산장비 손실과 업무중단 피해 등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구상권을 청구했다.

삼성카드가 삼성SDS에 청구한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삼성SDS는 구상권 청구에 대비해 2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IT 관련 장애로 계열사 간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이뤄진 첫 사례라 업계에 이목을 끌었다"며 "정부가 재해와 재난에 대비한 시설보호계획을 수립하는 등 안전 운영 매뉴얼을 만들도록 했던 만큼 이번 카카오 장애 사태에 대한 SK C&C의 책임도 피해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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