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있는 BOE의 본관 건물

(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주요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국채 매수자에서 매도자로 돌아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중앙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QT)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BOE는 이날 오는 11월 1일부터 첫 국채 매각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의 예산안 발표와 겹치면서 당초 예정된 10월 31일에서 하루 늦춰진 것이다.

QT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과정을 말하며,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우 보유 중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는 소극적 방식, 즉 패시브 QT(passive QT)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해왔다.하지만 BOE는 주요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팬데믹 이후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 즉 액티브 QT(active QT)로 유동성을 흡수하게 된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는 BOE가 오는 10월 31일로 예정된 QT를 시장 안정을 위해 연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실제 이행은 예산안과 겹치면서 하루 뒤로 결정됐다.

4분기 매각에는 당초 시장 불안을 야기한 30년물 국채는 포함하지 않고 잔여 만기 3~7년(단기)물과 7~20년(중기)물 섹터에서 똑같이 배분될 예정이다.

BOE는 지난 9월 회의에서 앞으로 12개월간 800억 파운드를 줄여 총 7천580억 파운드까지 채권 보유량을 줄여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 중 대략 절반가량이 매각을 통해 줄어들며, 나머지 절반은 만기 도래 채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채권시장에서 국채 매수자였던 중앙은행이 매도자로 돌아설 경우 국채금리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정부의 감세안 폐기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으나 여전히 3.9% 수준으로 9월 23일 감세안 발표 이전에 기록한 3% 초반대보다 높은 편이다.

BOE 관계자는 저널에 차입 비용이 올랐다고 해서 QT를 보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책의 주요 도구가 기준금리라는 것을 매우 명확히 밝혀왔다"라고 말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도 QT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보조적 역할만 수행할 뿐이며, 중앙은행의 주요 정책 도구는 기준금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ING의 앙투안느 부베 금리 전략가는 BOE의 결정에 앞서 낸 보고서에서 BOE가 이달 말 이전에 방향을 전환하고 QT를 더 늦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채권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영국 정치와 재정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높은 변동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영국 중앙은행 관리들은 중앙은행의 보유 채권은 연준보다 만기가 길어 소극적 QT로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해와 추가 연기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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