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 은행권의 조달 경쟁이 극심해진 가운데서도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이 한달새 1조 원 넘게 급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0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32조9천801억 원으로 전월(34조5천560억 원) 대비 1조5천759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내내 카카오뱅크의 수신이 대체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바로 직전이었던 지난 9월에는 한달새 1조4천억 원 수준으로 급증하기도 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수신이 급감한 데는 최근 인터넷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 전 은행권을 중심으로 예·적금 금리 인상을 통한 수신 조달 경쟁이 극심해진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를 반영한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품 금리는 연 5%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정 조건을 연동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의 경우 이미 연 7~8%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이미 연 5%대 예금 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연 6%대의 특판 상품도 빠르게 완판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에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리 수신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하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조달 경쟁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이 잇따라 수신 금리 인상을 이어나가자, 금리 노마드족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예·적금으로 자금을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중 상대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낮게 제공했던 카카오뱅크에서는 수신 고객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10월 초중순까지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연 3.3% 수준이었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월 말 기준 808조2천276억 원으로 9월 말(760조5천44억 원)보다 무려 47조7천231억 원(6.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에서 빠져나간 수신 잔액의 대부분이 시중은행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말 26주적금, 저금통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대폭 인상한 만큼, 수신 잔액이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1일 26주적금의 자동이체 우대금리를 기존 최대 연 0.50%포인트(p)에서 3.50%p로 인상해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저금통 상품의 기본금리의 경우 기존 연 3%에서 10%로 올렸다.

반면,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수신 규모가 최근의 흐름과 유사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0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4조3천억 원으로 전월(13조4천900억 원) 대비 8천100억 원가량 늘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10월에는 초순에 크게 수신이 줄어들었고, 중하순 이후부터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전 은행권의 예금 조달 경쟁이 심화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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