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액 증가율 4월 이후 최저…3고 현상에 구매력 감소 우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소비동향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세가 최근 들어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지난 3분기까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소비마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통계청의 나우캐스트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신용카드 이용금액 4주 이동평균 변동률은 0.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22일(0.1)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통계청이 나우캐스트 포털을 통해 공개하는 신용카드 이용금액 변동률은 가계지출 동향을 알 수 있는 속보성 지표로 신한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변동률은 주간 단위로 집계되며 비교 기준점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1월이다. 쉽게 말해 변동률이 0.14라면 2020년 1월보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14% 늘었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 신용카드 이용금액 4주 이동평균 변동률 추이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본격화한 7월 15일 0.23으로 가장 높았다.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일에도 0.213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리오프닝과 추석 효과가 사라진 10월 들어서는 변동률의 상승 곡선이 꺾인 상태다.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소비 지표 역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100)로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8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문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라 앞으로 소비 지표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분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게 되면 그만큼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구매력이 훼손되면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등 소비 하방 압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높은 물가 수준, 가계 대출금리 상승 등이 향후 소비 회복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카드 이용금액 변동률 추이
[통계청 나우캐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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