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 방안을 통해 크레디트물에 대한 '경색'을 풀고자 나섰습니다. 다만, 채권 패닉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한국전력공사 채권(한전채)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더불어 금융취약계층의 여신을 담당하는 여전사(여전채)에 대한 위기감이 상당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한전채와 여전채를 둘러싼 시장의 시각을 담는 기획 기사를 3편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윤정원 기자 = 한국전력공사 채권(한전채)과 국고채 간의 스프레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크레디트 시장 경색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면서 극단적 패닉심리는 일단 잠잠해진 모습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7일 연합인포맥스 발행사별 채권 시가평가(화면번호 4763)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지난 4일 한전채 3년물 금리(민평3사)는 5.713%로 같은날 국고채 3년물 금리 4.125%와의 스프레드는 158.8bp(1bp=0.01%포인트)를 나타냈다. 이 정도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12일(172.7bp)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 한전이 채권 발행까지 역대급 늘린 여파다. 올해(1월 1일~11월 4일) 한전채 발행 규모는 26조5천800억원으로 한전채 발행 사상 최대 규모다. 2위(2021년, 8조5천500억원)와의 격차도 18조원이 넘는 수치다.

한전채-국고채 스프레드는 한전채의 동일한 신용등급(AAA)의 공사채와 비교하더라도 특히 더 벌어진 것이다. 3년물을 기준으로 공사채-국고채 스프레드를 살펴보니, 지역난방공사채 스프레드는 110.8bp에 불과했고, 한국석유공사 111.6bp, 한국토지주택공사 111.8bp, 한국가스공사 118.2bp 정도였다. 한전(158.8bp)과 40~50bp 차이가 난다.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다. 한전채는 오히려 AAA 등급 공사채를 대표하는 격으로 스프레드가 오히려 좁았다. 5년 전(2017년 11월 6일)만 해도 한전채-국고채 스프레드가 19.3bp에 불과했는데, 같은 날 한국토지주택공사 20.4bp, 한국가스공사 20.4bp, 지역난방공사 20.2bp, 한국석유공사 19.5bp 등과 비교해 낮은 수치였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당국이 채권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한전채 발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최근 한전채 금리 급등세는 일단 진정된 모습이긴 하다. 한전이 한전채 발행 입찰 과정에서 금리 6%를 넘지 않는 수준까지만 낙찰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한전채가 산적해 있어서다. 내년(2023년)에만 5조3천900억원, 2024년 13조3천600억원, 2025년 11조2천800억원을 갚아야 한다. 한전채 발행 역사상 최대 규모다. 게다가 한전은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전채의 이같은 상황이 크레디트물 상황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크레디트 시장의 '약한 고리' 여전채 상황만 봐도 그렇다. AA- 등급 캐피탈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는 4일 216.0bp로 2009년 4월 17일(216.5bp) 이후 최대폭이었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전력 요금을 인상하지 않는 이상 한전채 발행을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전이 한전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산금채, 은행채 발행으로 이어질 것이어서 근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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