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권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 활성화를 위한 소통 간담회 및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2.11.14 yatoya@yna.co.kr

연일 강경발언에 인적쇄신 예고…"검찰 특성 반영된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복현이 돌아왔다. 과거 저승사자로 불리며 국내 내로라하는 인사들을 쥐락펴락했던 그가 연일 회자되고 있다.

"현명한 판단 하실 것"
최근 금융위원회의 중징계가 결정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해 이 원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금융권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전형적인 검찰 스타일 화법은 손 회장은 물론 우리금융그룹 조직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이 원장의 이 한마디로 '이복현의 칼날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취재를 종합하면 과거 그를 지켜봤던 검찰과 사법부 내 인사들의 평가는 '한결같다'였다. 눈치보지 않고 여전히 할 말은 하는, 상대를 긴장케 하는 저승사자라는 얘기다.

이복현 원장이 취임한 뒤 달라진 금감원 분위기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출신임에도 부드럽고 친근하며 유연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실이었다. 금감원 내부에서 이 원장 취임 이후 몸소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업무보고 환경이다. 긴급하거나 중요한 사안일 경우 임원뿐만 아니라 국실장급도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보고하는 모습은 이전 원장 때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이 원장이 보여준 캐주얼함도, 조직 내 직원들에게 젊은 원장이 주는 신선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이 취임 후 급한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개인 메신저나 문자 등으로 보고하라고 국장들에게 이야기했다. 보고에 대한 피드백도 매우 빠른 편"이라며 "젊은 직원들에게는 유독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이 원장이 가진 실리주의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게 검찰 내 평가다.

검찰 측 한 인사는 "평소에도 격식보단 실속에 중점을 둔 성향이 강했다"며 "명확한 논리가 있다면 쉽게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강성이었던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손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강조한 이 원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내달 14일 예정된 정기 인사와 관련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이 원장은 '제로베이스'를 언급하며 그간 해온 수시 인사와는 별개로 모든 인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의해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얘기다.

사실 이같은 인적쇄신은 이 원장의 평소 메시지에서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는 게 금감원 내 평가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숱하게 거론되자 시기적절하거나 시의적절하지 않은 보고에 대해 크게 나무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족하면 언제나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사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이 원장은 금융권에서 누구보다도 존재감이 뚜렷한 인사다. 때로는 정책을, 때로는 시장을, 때로는 인물을 향한 거침없는 워딩으로 금융권을 떨게하고 있다. 저승사자가 돌아왔다.(투자금융부 온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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