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초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제철은 IT회사의 '메카'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사무실을 옮겼다. 판교테크노밸리 그레이츠판교에 입주해 지난 3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대형 철강회사가 판교로 이전하는 사례는 처음이라 이목을 끌었다.

현대제철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등에 분산됐던 부서들을 한데 모아 판교 신사옥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판교로 사옥을 옮기면서 현대제철은 젊은 인재 확보는 물론 IT 기업들과 협업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떠난 양재동 빈자리에는 현대차 신사업부서들이 자리를 잡았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관련 부서를 본사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양재동 사옥이 비좁아지자 현대제철이 다른 사옥을 빌려 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뿐 아니라 강남구 역삼동 SI타워에 있는 현대모비스, 성동구 성수동 디타워 서울포레스트에 있는 현대글로비스도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 주요 계열사가 사옥을 사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현대차그룹이 강남구 삼성동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는 만큼 완공되면 계열사들이 이곳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삼성동 부지를 무려 10조5천500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9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 서울시에 공식 설계변경이 접수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105층 타워동 1개와 기반시설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비용 절감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48~52층 높이 3개동으로 설계 전환을 검토 중이다. 최고 상층부에 UAM 이·착륙장 15곳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이 낮아지면 서울시와 약속했던 공공기여금 1조7천400억원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GBC 설계변경 검토에 강남구 등이 반대하면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처럼 GBC 신사옥 건립이 늦어지자 현대차 양재동 사옥은 부분 리모델링을 통해 직원들 편의를 소폭 개선하고 있다. 지하 1층 구내식당과 1층 로비를 마무리 지은 데 이어 향후 2~3층도 부분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GBC 신사옥이 완공되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삼성동에 입주한다는 애초 계획이 세워져 있지만, 언제 완공될지 기약이 없다 보니 계열사들은 사옥을 살 수도 없고 계속 빌려서 사무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부 이윤구 기자)

현대차 양재동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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