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국내 은행들이 기존 판매 수수료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자문 수수료 중심의 자산증식형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국내은행의 자산관리(WM) 사업모델 개선 방향' 자료를 통해 "국내 자산관리 시장은 자산가치의 상승과 신흥 부유층의 등장, 초부유층의 확대 등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영업 체계 개선과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 중심의 선진적인 자산관리 사업모델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은 강력한 수준의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함께 개인의 자본시장 직접 참여율이 높아 자산관리 사업 모델에 큰 변화 없이 리테일뱅킹형 사업모델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북미계 주요 은행은 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증식형 자산관리 사업모델로 자문 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받아 고수익을 내고, 유럽 또한 초고액자산가의 안전한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는 모델로 자문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아시아 선도 은행들도 규제 및 수요 변화에 따라 리테일뱅킹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판매수수료 부과 시 은행의 공시 의무가 강화됐고, 시장 측면에서는 이용자의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 형태가 다변화하면서 은행들도 거래 수수료 기반 구조에서 벗어나 일임 및 자문 수익 비중을 확대했다.

대만은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 창출이 금지되면서 포트폴리오 기반 자산관리 체계 강화 및 일임·자문 서비스 확대에 주력했고, 홍콩도 초부유층 중심의 자문 서비스와 포트폴리오 솔루션 제공 등 시장 기회를 발굴하는 중이다.

은행이 자산증식형 사업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선 이용자 수익률과 자산관리를 중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영업체계로 전환하고, 본사의 역량 강화와 안정적인 상품 조달 및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이용자와의 심층 상담을 통한 전반적인 재무 계획 설계 및 본사 중심의 포트폴리오 영업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판매와 지원, 강력한 내부통제와 함께 본부 역량 강화와 영업점 지원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은 영업 전문인력 양성에 2~3년의 시간을 소요하는데, 국내 은행도 인력 양성을 위해 전문 연수 및 평가 제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은행과 증권서비스의 통합이나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 등을 통한 자산관리 업무 경쟁력 확보에 제약이 있고, 금융지주 내 자회사 간 정보 공유에도 제한이 존재한다.

은행 또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라는 단일 상품에만 투자일임이 허용돼 적극적인 운용을 통한 차별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수익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자산관리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위해선 금융지주 내 정보 공유, 은행의 투자일임업 등 소비자 보호와 업권 간 이해관계 등으로 인한 법률상 제약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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