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공식적으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급감한 이익을 받아든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은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런 비결에는 익히 언급됐던 채권운용수익 외에도 '회수된 딜'이 있었다.

◇메리츠증권, 트레이딩 평가손익 냈지만…줄긴 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그 비결로는 지금까지 채권평가수익이 꼽혔다.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다른 증권사들은 연간 평가손실을 피하지 못했는데, 메리츠증권은 2분기를 제외하고는 평가손익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율 관련 파생상품 등을 통해 평가손실을 방어했다. 해외 에너지 관련 헤지거래 수익이 지난해 1분기 자산운용(트레이딩) 손익에 약 500억원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연간 자산운용 등 부문에서 4천86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선방한 수준으로, 전년보다는 11.4% 감소한 규모다.

◇진짜 주인공은 '금융수지'…성공적 딜 회수 덕

실질적으로 메리츠증권의 사상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견인했던 건 '금융수지' 부문이다.

메리츠증권은 금융수지 부문에서 전년 대비 97.9% 증가한 4천554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배 급증한 1천60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부실자산 회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덕분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관련 부실채권을 매각하며 4년 만에 자금 회수에 성공한 건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관련 익스포져 규모는 1천80억원이었다.

지난해 연초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 부분의 성공적인 회수가 올해 실적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부실자산 매각을 꾸준히 진행했다. 메리츠증권은 요주의이하자산의 80%가 해외 대체투자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부실채권에 대한 담보 물건인 호주 부동산 매각에 따른 지연손해금 회수가 이자이익에 약 400억원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 2021년 4분기 4.1%에서 지난해 4분기 1.3%까지 뚝 떨어졌다.

◇RP매수 규모도 '쑥'…이자이익 견인

지난해 4분기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금융수지 수익을 끌어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금융수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RP 매수 규모는 지난해 4분기 2조8천8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2%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유가증권을 환매조건부로 매수한 경우 매수금액을 대출채권계정 중 환매조건부채권 매수계정으로 표시한다. 매수 시 발생하는 이자를 대출채권이자로 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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