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증권업 '태평 시대'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와 채권금리 급등 등 악재가 덮치면서 은행지주계 증권사들은 그룹 내 은행 다음 2인자 자리를 내놓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각 그룹 순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4%, 3%, 2%, 6%, 7%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에는 각각 13%, 13%, 4%, 13%, 17%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축소된 수준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순익이 2천63억원으로 전년보다 65.3% 급감하며, 그룹 내 2인자에서 5인자로 밀려났다.

그룹 내 2인자 자리는 KB손해보험에 그 자리를 넘겨줬다. KB손해보험은 작년 순익이 5천557억원으로 전년보다 84.8% 급증했다. 지난해 순익이 줄었던 KB국민카드(8%), 푸르덴셜생명(5%), KB캐피탈(5%)에도 순익 기여도가 밀리면서 그룹 내 5인자 자리로 밀려났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순익이 1천260억원으로 전년보다 75.1% 급감한 결과 그룹 내 존재감이 2번째에서 4번째로 밀려났다.

그룹 내 2인자 자리는 하나캐피탈이 차지했다. 하나캐피탈은 작년 2천983억원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9.7% 늘었다. 하나카드(5%)보다도 순익 기여도가 낮아졌다.

DGB금융그룹의 증권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비은행 계열사 1위 자리를 DGB캐피탈에 빼앗겼다. 하이투자증권은 순익이 376억원으로 전년보다 77.1% 급감했는데, DGB캐피탈은 773억원으로 10.1% 늘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익이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53.5% 줄었다. 다만 IBK기업은행 자회사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결과 IBK투자증권은 자회사 가운데 IBK캐피탈 다음 자리를 유지했다.

BNK투자증권도 그룹 내 순익기여도가 급감했지만, 부산은행(47%), 경남은행(29%), BNK캐피탈(17%) 다음인 4인자 자리는 유지했다. BNK투자증권은 작년 순익이 573억원으로 전년보다 50.6% 급감했는데 그 밑에 있던 계열사인 BNK저축은행과 BNK자산운용 순익이 적자 전환하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지난해 증권업은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수수료 순익이 전반적으로 급감했고 금리상승 여파로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커졌다.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관련 수수료 수입도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만 유일하게 그룹 내 순익 기여도가 7%에서 8%로 늘었다. 사옥 매각이익을 실현하며 영업 외 손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다만 신한투자증권도 사옥 매각이익 등의 요인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1천200억원으로 전년보다 79.5% 감소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주식시장 반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일정 수준 회복되는 등 증권사 실적 리스크 요인은 완화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금융 위축에 따른 투자은행(IB)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핵심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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