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면세업계가 중국 국영 면세점의 한국 진출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세계 1위 면세점 중국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인천공항 입점에 성공할 경우 시내 면세점 진출이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CDFG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사로부터 입점 확약서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 CDFG가 참석할 때만 해도 입찰 참여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지만, 입점 확약서를 받으면서 참여할 확률이 높아졌다.

면세업계는 국내 면세점들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올라선 CDFG가 인천공항에 입점할 경우 국내 면세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사업권은 공항공사 점수 500점,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점수 500점을 더해 1천점 만점 중 고득점 업체를 선정한다.

평가 항목에는 사업계획과 관리역량 및 경영능력,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기업활동 등 정성적인 항목이 포함돼 있어 국내 면세점업계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항공사 점수 500점 중 200점을 차지하는 임대료다.

이 부분에서는 CDFG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입찰가를 써낼 경우 국내 면세점들이 밀릴 수 있다.

1984년 설립된 CDFG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외에 캄보디아 등에서 200곳 이상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면세점들이 타격을 받은 2020년부터 면세업계 글로벌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CDFG의 매출은 93억6천900만유로로, 2위 롯데면세점 40만4천600만유로와 3위 신라면세점 39억천6천600만유로를 훌쩍 넘어선다.

반면 국내 면세점들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로 연달아 타격을 받으며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09년 3조8천522억원에서 계속 증가해 2016년 10조원, 2019년 20조원을 각각 돌파하며 급성장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급감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7조8천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의 15조5천51억원보다는 14.9% 증가했지만, 직전 2021년(17조8천333억원)보다는 오히려 매출이 소폭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24조8천586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1.6%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면세점들은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따이공) 대한 과도한 수수료 정상화에 나서면서 매출이 절벽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면세업계는 CDFG가 인천공항 입점에 성공할 경우 시내 면세점 진출을 도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여행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부터 시내까지 중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CDFG로 집중될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여행객 입국이 늘고 다이궁에 대한 수수료가 정상화돼도 국영인 CDFG에 매출이 집중되면 국내 면세업계가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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