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외화자금 여건…당국 롤오버 급감에도 이상無
작년 국민연금 FX스와프 고려하면 100억弗 축소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환당국이 보유한 선물환 포지션이 대폭 줄어들었다.

작년 연말을 지나면서 외화유동성 규제 비율에 대비해 달러를 조달하려는 은행 수요가 해소됐고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상황이 지속해 당국의 선물환 롤오버가 급감했다.

7일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한국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잔액은 182억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211억9천500만 달러)보다 29억9천만 달러 급감하면서 지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하회했다.

최근 꾸준하게 당국의 포지션 잔액은 200억 달러대 초반에서 움직였다. 월 변동 폭도 수억 달러에 그쳤던 만큼 연초 감소 폭(29억 9천만 달러)은 크게 나타났다.

작년 한 해 월평균 변동 폭은 3억3천만 달러가량으로 집계됐다.

또한 작년 말까지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를 체결했다.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당국은 연금이 해외투자를 위해 필요한 달러를 '셀앤바이'로 공급했다.

여기서 선물환 포지션이 생긴 것을 더하면 당국의 선물환 매수 포지션의 롤오버 규모는 추가로 급감한 걸로 추정된다.

시장에 따르면 당국은 연금과 총 100억 달러 한도 가운데 70억 달러가량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고려하면 연초 당국의 순매수 포지션은 100억 달러 가까이 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21년 이후 월간 외환당국 선물환 순매수 잔액, IMF

 


실제로 당국의 매수 롤오버 감소에도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는 별다른 이상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1년물 스와프포인트는 1월 중에 마이너스(-) 20~21원대를 좁게 움직였다. 6개월과 3개월물도 각각 2원과 1원 안팎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이후 2월에는 달러-원 환율이 90원 반등해 1,3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향한 추가 긴축 기대가 커진 탓이다.

반면 외화자금시장은 전반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 거란 기대로 스와프포인트가 내려왔지만, 달러 조달 여건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의 한 딜러는 "작년 연말 시장이 안 좋아질 걸로 예상해 은행은 미리 달러를 조달했다"며 "달러 잉여로 많이 넘어오면서 포지션 언와인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보다 1년물 스와프포인트가 5~6원 밀렸지만 달러가 부족한 분위기는 아니다"며 "당국에서 은행들 유동성 비율 관리를 많이 했고, 공공기관도 달러 펀딩을 많이 해뒀다. 단기 유동성은 문제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선물환 순매수 추이에서 나타나듯이 스와프 시장 유동성은 양호하다"며 "작년 연말을 앞두고 달러를 미리 확보해둔 기관들에서 달러 잉여 상황을 해소하는 국면을 반영해서 생긴 포지션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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