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을 계기로 달러-원 환율의 상승 추세가 되살아났다고 8일 진단했다.

시장 예상을 깨고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깜짝 언급을 내놓으면서 달러-원 상단 인식은 연고점을 넘어 1,350원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간밤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금리 인상 폭을 25bp로 줄였음에도, 지표에 따라 이달 빅스텝(50bp)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warranted)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pace)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린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 발언을 계기로 달러-원 환율은 상승 모멘텀(동력)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A은행의 딜러는 "얼마 남지 않은 FOMC를 앞두고 파월 의장이 이런 발언을 하는 건 빅스텝 의지가 정말 있어야 가능할 수 있다"며 "달러-원에도 다시 상승 분위기가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B증권사의 딜러는 "달러-원이 1,300원 선에서 못 내려가고 지지를 받고 있다가 파월 의장 발언에 상승 모멘텀이 생겼다"며 "시장이 25bp 인상에 기대가 치우쳐있었다"고 말했다.

B딜러는 "지난달 고점에서 당국의 실개입과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시간을 한 번 벌었는데, FOMC 전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1,350~1,36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한층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달러-원이 빠른 속도로 1,300원대를 돌파해 급등하면서 당국으로 추정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도 꾸준히 들어온 바 있었다.

올해 달러-원 장중 고점은 1,326.60원이었다.

C은행의 딜러는 "달러-원이 고점을 경신하는 분위기로 본다"며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5%를 넘었고, 주식도 조정을 받았다"며 "글로벌 달러화도 강세 모멘텀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국 변수가 있어 원화가 달러인덱스보다 더 절하되는 분위기는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B딜러는 "당국의 개입 경계를 강하게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아직 원화만 오버슈팅하는 모멘텀이 나온 건 아니다. 다른 통화와 같이 약세로 움직인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남은 한 차례의 파월 의장 증언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이틀간 미국 상원(7일)과 하원(8일)에서 각각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나선다.

주중에는 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A딜러는 "아직 지난번 고점까지 레벨이 남아있다"며 "새로운 레벨로 진입하면서 숏커버 물량이 나오게 될지 아니면 두 번 연속으로 고점 인식이 생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D은행의 딜러는 "단기적으로 달러-원 상단은 1,350원을 보고 있다"며 "만약에 뚫린다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나 해외 이벤트, 지표 자체는 손바닥 뒤집듯이 달라진다"며 "비농업 고용지표가 나오는 등 지표의 반복적인 해석을 통해서 변동성이 클 것이다"고 덧붙였다.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는 파월 연준 의장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이는 최종적인 금리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2023.03.08 ddy040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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