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지만 충격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발언에 대해 매파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한국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그대로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가 대폭 상승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는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물 영향이 주목되며 플래트닝(수익률곡선 평탄화)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을 따라 플래트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10년 국채선물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장기 구간이 상대적으로 더 강세를 나타내는 플래트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도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단기물은 재차 최종금리 3.75% 이상을 프라이싱하면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이날 오전에 나온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발언이 채권시장을 방어해준 데다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도 미국금리와 한국금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어 생각보다 금리가 전반적으로는 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운용역은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커브 플랫은 확실해 보이며 외인 향방이 중요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파월 의장이 데이터 디펜던트의 입장을 나타내면서 미국 단기물은 금리 추가 상승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5.25%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채권금리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지만, 한은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어 큰 폭의 약세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이 들불처럼 번졌었다"면서 "먼저 설레발을 친 데 대한 대가를 치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변동성은 높아도 방향성을 가늠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간밤 상원 은행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warranted)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pace)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율을 (연준 목표인)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for some time)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bp 올릴 가능성은 31.4%에서 71.2%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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