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서울의 고가 주택가격 지수 낙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최고급 글로벌 도시 지수'(prime Global Cities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고가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4.6% 하락했다.

이 지수는 주요 도시별 가격 기준 상위 5%인 고가(prime) 주택의 가격 동향을 조사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 순위는 주요 도시 45곳 중 39위로 1년 전(4위)보다 35계단 떨어졌다.

45개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으로, 서울 고가 주택 시장이 다른 도시보다 금리의 영향에 더 민감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의 '가계대출의 금리민감도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 등에 비해 금리에 더 민감했다.

국내 주택 매매가 대출을 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주담대를 허용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를 완화하는 등 대부분의 규제를 풀었음에도 하락 방어에 성공적이지 못했다.

가격 자체로만 따지면 지난해 고점 대비 낙폭은 호주 도시들과 스톡홀름, 밴쿠버,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6위였으며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컸다.



나이트 프랭크는 "고가 주택 시장은 주담대 비용 상승의 영향을 덜 받지만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면서 "일부 도시의 고가 주택 가격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30~40% 더 떨어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바이는 세계 부호들의 수요 증가, 공급 부족,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고가 주택 상승률이 세계 1위였다.

취리히(4위), 에딘버러(5위), 더블린(7위) 등 유럽 도시들은 공급 부족, 국제 여행 정상화 등에 힘입어 경제 둔화에도 집값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생활비 증가에도 조사 대상인 45개 도시의 73%는 고가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년 전보다 집값이 떨어진 도시는 서울을 포함해 12곳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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