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스텝 예의주시…국민연금 환 헤지 변수로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외환(FX) 스와프의 만기 연장을 발표하면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재개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가속화로 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국은 발 빠른 대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국민연금과 같은 특정한 주체와 협의해 수급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불안을 차단하고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일(9일) 기자간담회

 


◇ 외환당국, 환율 상승 국면마다 존재감…수급 안정책 병행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년에 실시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 대책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작년 체결한 FX 스와프 계약을 롤오버(만기연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월 스와프 계약 만기를 앞두고 연금의 롤오버 수요가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1,300원을 넘어 올해 고점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단기간 환율 급등으로 심리가 취약한 만큼 총 70억 달러 규모의 연금 롤오버 물량은 수급에 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다.

환율 상승 국면에서 당국은 선제 대응 원칙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중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통해 환율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과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전일 추 부총리는 국민연금과의 FX 스와프와 선물환 관련 지원 등을 언급하면서 일련의 정책 수단을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환율 상승세에 대해 "원화만의 특별한 양상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며 과도한 우려엔 선을 그었다.


◇ 연준 빅스텝 저울질 속 1,300원대 연금 환 헤지 가능성 '촉각'

시장 안정을 위한 당국의 대응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은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신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치보다 강세를 보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지면서 달러-원 환율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주중에 미국의 2월 고용지표(10일)와 2월 소비자물가지수(14일)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높은 시점에 당국의 수급 대책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국은 연금과의 FX 스와프 연장과 함께 연금의 신규 전략적 환 헤지에 대비한 스와프 시장 유동성 공급에도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하면서 연금의 환 헤지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금은 지난해부터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자산의 최대 10%까지 전략적 환 헤지를 단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말 연금의 해외자산 3천400억 달러를 고려하면, 약 340억 달러가량 환 헤지를 할 수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당국에서 환율 상승을 억지로 강하게 막지는 않는다"며 "어딘가에서 연금이라는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 물량이 한 번에 수억 달러씩 나오는데, 여기에 당국도 가세한다면 환율 하락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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