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를 수습한 포스코그룹이 오는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사회에서 힘겹게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 안건을 주총에 올린 가운데 정기세무조사까지 겹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국세청은 주총 하루 전인 오는 16일 포스코홀딩스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정우 회장의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시기에 의문을 표한다.

최정우 회장의 전임인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임기를 2년 남겨두고 물러났고, 그 전의 정준양 전 회장도 자진 사퇴하는 등 모두 두 번째 임기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포스코 전 회장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선례가 있었던 만큼 2018년 7월 취임해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회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포스코처럼 민영화 공기업인 KT가 회장 선임에 외풍을 겪는 상황과 겹친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 주총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본점 소재지를 포항으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일부 주주들이 반대를 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본사 주소지 이전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두차례에 걸쳐 겨우 안건에 채택된 바 있다.

이사회에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주총에서도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도 예정돼 있다.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간다.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3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 자격심사 및 주주총회 추천을 하고 있다.

또한, 산업계, 금융계, 학계, 법조계 등 원로급 인사 5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도 운영해 공정하고 엄격한 자격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총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최정우 회장은 외부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등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정기섭 사장과 김지용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유병옥 부사장과 김학동 부회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린다.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 김지용 부사장 등은 모두 최정우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들로 평가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작년 태풍 피해 복구에 주력하면서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일정상 오는 4분기에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CEO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이뤄지는 만큼 최 회장을 중도 낙마시켜야 하는 유인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최 회장이 임기를 완료하면 포스코에서는 중도 사퇴하지 않고 처음으로 연임 임기를 마친 회장으로 남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업금융부 이윤구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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