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갑작스런 파산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에도 영향을 줄 지 관심이다.

SVB와 국내 은행의 사업구조가 크게 달라 직접적으로 맞닿은 측면은 적지만, 금융시장 경색 우려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은행들이 발행하는 은행채 스프레드에 여파가 미칠지도 주목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 통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AAA'급 은행채 3년물 간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 10일 46.7bp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으면서 은행채 스프레드가 11월에 120bp 가까이 벌어졌으나, 12월부터 축소되기 시작했고, 최근까지 꾸준히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미국 내 16번째로 큰 은행인 SVB가 파산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이며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규모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SVB는 고객들의 예금 인출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보유한 만기 전 채권을 급하게 매각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증자에 나섰으나 주가가 그날 하루에만 60% 이상 폭락해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하게 됐다.

그 다음날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SVB 파산의 여파 확산을 막기 위해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SVB의 고객 예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사태 여파로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이틀간 추락하는 등 즉각적인 영향을 받은 상황인데, 파장이 커져 국내 금융시장에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SVB 문제가 부각된 지난 9일~10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총 0.478%포인트(p) 급락해, 2일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9월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10일 하루에만 0.2%포인트(p) 이상 급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SVB 사태가 은행산업이나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일부 소형은행들은 물론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향방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SVB와 비슷한 입장인 중소은행의 경우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리먼사태가 확산한 데는 취약한 재무 상황뿐아니라 신뢰의 위기도 변수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및 관련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시장 내 안도감을 확산시킬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당국의 지원 정책으로 불안감 해소를 경험했기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 등 간접적인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데, 미국 정부의 예금 보호 발표에 따라 시스템 리스크로 넘어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며 "은행채 스프레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국내 금융기관에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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